[여의도풍향계] 이기면 승천, 지면 하천…정치1번지 종로 뭐길래<br />[명품리포트 맥]<br /><br />총선 때마다 대권 주자 간 빅매치가 벌어진 정치 1번지 종로.<br /><br />이번 총선에서도 이낙연 국무총리와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맞붙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.<br /><br />종로는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입지를 굳히거나 마련할 수 있는 기회와 도전의 땅으로 불립니다.<br /><br />승자는 잠룡이 돼 대권 가도를 열게 되고, 반대로 패자는 대권의 길이 영영 막히는 무덤이 되기도 합니다.<br /><br />종로가 우리 현대사에서 중요해진 이유와 그 상징성은 무엇일까요?<br /><br />종로는 조선시대 궁궐이 있던 땅.<br /><br />지금도 권력의 정점인 청와대부터 정부 청사가 몰려있는 그야 말로 대한민국 수도의 심장부입니다.<br /><br />대대로 양반이 산다는 터라는 인식이 말해주듯 전통적 성향은 보수로 분류됩니다.<br /><br />현재는 민주당 소속인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가 현역의원으로 있지만, 정 의원 이전에는 한국당이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였습니다.<br /><br />소선거구제가 도입된 88년 13대 총선부터 2008년 18대 총선까지는 보수 정당 후보가 승리했습니다.<br /><br />이 기간 국민회의 노무현 후보가 98년 금배지를 달긴 했지만 총선이 아닌 보궐선거였습니다.<br /><br />종로가 정치 1번지의 면모를 과시한 것은 2012년 19대 총선에서 전북에서 올라온 정세균 의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인기를 등에 업은 새누리당 홍사덕 후보를 꺾으면서입니다.<br /><br />정세균 의원은 4년 뒤엔 여론조사기관들의 예상을 뒤엎고 여권의 대권주자였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완파하는 파란을 일으킵니다.<br /><br />종로는 앞서 보신대로 많은 정치 거물을 배출했습니다.<br /><br />종로에서 금배지를 단 전직 대통령만 해도 윤보선, 노무현, 이명박 세명에 이릅니다.<br /><br />내각제였던 제2공화국의 총리 장면과 첫 여성 야당 당수인 박순천, 해방 후 정계의 거목 정일형과 그의 아들인 정대철 전 민주당 대표도 종로가 배출한 정치인입니다.<br /><br />하지만 패자에겐 헤어나기 힘든 수렁이 됐습니다.<br /><br />18대 총선에서 종로 토박이인 박진에게 패한 손학규, 19대 홍사덕, 20대 오세훈까지 종로에서 패배한 이들은 모두 대권의 꿈을 접거나 2선으로 후퇴해야 했습니다.<br /><br />종로 대결의 승자는 용의 입지를 다지지만 패자는 적지 않은 정치적 내상을 입게 됩니다.<br /><br />어떤 후보가 나오든 사생결단의 혈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.<br /><br />지역구 현역 의원인 정세균 의원이 새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된 가운데 종로는 이번에도 잠룡의 대결 여부에 시선이 쏠리고 있습니다.<br /><br />일단 민주당에선 이낙연 국무총리를, 한국당에선 황교안 대표의 출전이 굳어지는 분위기입니다.<br /><br /> "종로, 이번에 광진 이런 데는 불출마하니까…"<br /><br />이 총리 입장에서도 대선주자로서 입지를 확실히 다지려면 종로 출마가 가장 매력적인 카드일 수밖에 없습니다.<br /><br /> "당이 요구하면 뭐든지 하겠습니다. 그리고 여러 가지 흐름으로 볼 때 어떤 지역을 맡게 되는 쪽으로 가지 않는가. 그런 느낌입니다."<br /><br />황 대표와의 종로 맞대결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.<br /><br /> "도리가 없지 않습니까. 일부러 반길 것도 없지만 피할 재간도 없는 것 아닙니까."<br /><br />한국당 내에서는 수도권 험지 출마를 선언한 황 대표가 어디를 택할지를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는데요.<br /><br />현재까지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곳은 종로인데, 황 대표는 험지보다 더 한 험지도 가겠다며 발언 수위를 높인 상태입니다.<br /><br /> "저부터 험지로 가겠습니다. 우리 당에 뜻있는 모든 의원들, 모든 동지들이 험지로 가서 죽어서 살아나는 기적을 만들어내겠습니다."<br /><br />황 대표는 첫 의원 배지에 도전하는 신인이지만 여론조사상 선두인 이 총리를 꺾는다면 정권탈환의 기대감과 대세론을 확산시킬 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.<br /><br />차기 총선이 석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각 정당은 선거 전략을 짜면서 판세와 승패를 좌우할 종로에 누구를 심느냐를 두고 벌써부터 치열한 수 싸움에 들어갔습니다.<br /><br />이제 이낙연, 황교안 두 사람 앞에는 종로로 출마해 명실상부한 유력 대선후보로 부상할지, 아니면 정면대결을 피해 다른 지역구로 출마할지, 그것도 아니면 안전한 비례대표로 갈지 여러 선택지가 놓여있습니다.<br /><br />한가지 분명한 것은 맞대결이 성사돼 패하는 사람은 미래를 기약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.<br /><br />지금까지 여의도 풍향계였습니다.<br /><br />한지이 기자. (hanji@yna.co.kr)<br /><br />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: 카톡/라인 jebo23<br /><br />(끝)<br /><br />